search

좋은글게시판

원글 : 12,774댓글 : 7,204
2026.08.09 00:07 단군 댓글수 : 0 추천수 : 0 조회수 : 5

몇 해 전 가을 어느 날, 감기약을 지으러 약국에 갔습니다.

약사에게 증상을 말하고 약을 기다리는데,

네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가 들어서더니 10원짜리 동전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약사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아이는 ˝엄마가 아픈데…, 머리가 아프고…˝

하며 대답을 하는가 싶더니 느닷없이 ´으앙´ 하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다섯 살 어린아이니 그럴 만도 하지요.

당황한 약사는 ˝어디가 어떻게 아프신지 알아야 하니까

다시 집에 가서 엄마에게 적어 달라고 하렴˝ 하며 아이를 달랬습니다.

아이는 그제야 눈물을 닦으며 조금은 안심한 듯한 표정으로 문을 나섰습니다.

잠시 뒤 약사 두 분이 조제실에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엄마가 아프니까 제 딴에는 약을 사 드리고 싶어 엄마 몰래 왔나 봐요.˝
˝ 그런 것 같네요. 그러니까 10원을 들고 왔죠. 아이 엄마가 알면 얼마나 행복해할까요?˝

문득 얼마 전 일이 생각났습니다.

하루는 휴대전화에 엄마의 음성메시지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기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음성을 확인했죠.

˝현아, 엄만데 머리가 좀 아파서 그러니 올 때 두통약 몇 알만 사 와.˝

그날 저녁, 저는 엄마가 얼마나 아프신지는 여쭙지도 않고

겨우 그만한 일로 전화해 사람 놀라게 하느냐며 짜증을 부렸거든요.

아이를 생각하니 저는 숨고만 싶었습니다...

 

Board Pagination 1 2 3 4 5 6 7 8 9 10 ... 639
/ 639
CLOSE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