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마음속에서 울려오는 노래가 있습니다.
나 어릴적 어머니가 가르쳐주시던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로
시작되는 봄처녀란 노래입니다.
6살 때 아버지의 사업이 급격히 기울면서 곱던 어머니의 얼굴에 그늘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년생이던 언니와 나는 똑같은 유치원에 다닐때였습니다.
4월 봄꽃이 만발하고있을 때 유치원에서 소풍을 갔습니다.
어머니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함께 소풍을 나섰습니다.
변변한 위락시절도 갖추어지지 않는 그 당시,
시골 유치원의 봄소풍이란 산에 올라 봄꽃 구경하고 보물찾기 하는것이었습니다.
영영 찾아도 찾아도 나타나지 않는 보물찾기가 시들해질 무렵
깊은 수심이 내려온 어머니의 얼굴에 꽃등이 켜졌습니다.
어머니는 우리 자매의 손을 끌며, 아버지에게 진달래술을 담가드리자하셨습니다.
딸들하고 봄소풍 나왔어도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아버지의 고단한 하루가 걱정되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날렵한 어머니의 손길을 따라 부지런히 진달래 꽃잎을 따다가,
장난하다하며 놀았습니다.
우리에게 등을 보이며 꽃을 따시던 어머니가 그때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피네, 진달래 피는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마을 아가씨들 꽃따러오거든 꽃만 말고, 내 마음도 함께 따가주....˝
그런데 왜 그렇게 어머니의 노래 소리가 처량하게 들렸을까요.
어머니의 등을 보며 날렵하게 움직이는 어머니의 기다란 손가락에 넋을 놓고 있으면서도
내 귀에는 어머니의 노랫소리가 깊이, 아주 깊숙이 자리잡고있었습니다.
나중 10년이 지난다음 그때 사진을 보면 역시 어머니의 얼굴엔 깊은 우물이 괴어있었습니다.
어머니 옆에서 양 팔을 허리에 대고 근사하게 폼을 잡으려 노력한
우리들은 어머니의 수심과 영 상관없은 표정인데 말입니다.
봄이 오면, 햇살이 누부시게 화사한데 내 마음에 깊은 그늘이 질때면
나는 내 영혼 밑바닥에서 어머니의 노래를 건져올립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노래는 ˝힘내라, 인내하고 기다려라˝라고
내 지친 영혼을 사뿐히 안아주십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나는 어머니의 노래를 추억할것입니다.
힘들고 누군가에 기대고 싶을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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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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