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이 돌아 가셨는가
인왕이 돌아 가셨는가
오만 나무들과 청산들이
다 흰 문상을 입었네
날이 밝아 태양이
문상을 오자
집집마다 처마끝에 눈물이 떨어지네
이 詩는 김삿갓의 -눈- 전문이다.
차창밖에는 눈에 덮인 아름다운 하얀 세상이 시야를 붙든다.
김삿갓의 시가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누구나 다 아는 것처럼 그의 본명은 김병연(1807-1863)이다. 그가 토해내는 숨결마다 시가 되고 그의 생애는 시로 웃고 시로 울며 평생을 방랑시인으로 살다가 그렇게 떠났다.
안동 김씨 문중에서 태어났지만 평생 얼굴을 숨기며 살아야 했던 기구한 운명,
그 혼백이 오늘 눈발로 날린다. 생전에 못다쓴 시들을 광활한 허공에 쏟아낸다.
나는 그 시혼이 담긴 시를 개작한다.
님이 떠나셨는가
님이 정말 떠나셨는가
사방에 모든 사물들
흰 옷을 입고
님이 가는 길을 슬퍼하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따뜻한 햇살이 씽긋 웃어보이자
조의를 표하던 모든 사물들
기다렸다는 듯이 옷을 벗어버리네
막 목욕을 마치고 나온 자태의
그 요염스런 몸에서
물기 가득 배인 욕망의
맨살을 나는 보네
-눈 그치고 나니- 조윤주-
김삿갓이 한 평생을 시의 숨결로 살았다면 나는 한평생을 사랑이란 화두에 매달려 산다.
어찌보면 인생의 깊이가 하늘과 땅 차이리라.
그러나 본성이 그런 것을 어찌하겠는가!
늘 가슴이 허전하고 외로움의 강도가 나잇살 만큼이나 두꺼워지는 것을---
남들은 이런 날 보고 주변에 지인도 많은 사람이 사치스럽게 외로움을 탄다고 하지만 나는 가슴이 시림을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다.
때때로 사랑에는 눈(目)이 없다. 그것은 화강암 속에서 거칠게 내뱉는 숨결이다.
그래서 어느 곳으로 흘러 갈 것인지 미리 가는 길을 알려주지 않는다.
사랑은 거대한 불덩이가 되어 가슴과 가슴으로 돌진해 가는 불(火)의 길이다.
하여 위대하지만 동시에 위해(危害)하다.
그러나 모든 사랑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운명적으로 태어난 사랑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나는 스쳐지나가는 사랑은 관심이 없다. 운명적 사랑을 갈구한다. 그래서일까 ----나이가 들수록 외로워지고 기다려지는 이 헛된 망상.
사랑하면서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자신에 대한 모독이다.
계산적 잣대 앞에서 어이없이 무너지고 마는 사랑은 그저 욕망의 게임이다. 잠시 내리다 그친 진눈깨비가 거리만 더럽히고 말듯이 얕은 사랑은 인생만을 더럽히고 만다.
난 그런 연유로 김삿갓의 시를 졸작이나마 개작해 보았다. 따뜻한 햇살에 흔적도 없이 쉽게 녹아내리며 옷을 벗는 것에 대한 야유----
오늘 나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자신의 나뭇가지의 두께보다 더 두껍게 쌓인 눈을 어쩌지 못하고 가슴을 찢어내는 소리를 들었다.
진정한 사랑이란 자신이 수용할 수 없는 부피와 무게로 다가온다 해도 함께 쓰러지거나 혹은 함께 지탱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광경을 자아내며 주변에 모든 것들까지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라!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그 무게보다 더 무겁게 다가오는 것이 사랑이다.
그런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가벼워지고, 백년을 약속한 육체의 언어도 그 말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 지는 것이다.그래서 사랑은 움직이는 생물체이다.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 그것만이 후회없는 사랑이 아닐런지------
그 사랑은 어둠속에서도 한줄기의 빛으로 길을 만들고 걸어가야 하는 지표를 알려준다.
김삿갓이 비록 자신의 몸을 감추었지만 그가 걸어온 길 모두가 시(詩)의 빛으로 자신의 내면을 밝히고, 더 나아가 바깥세상을 밝게 비추었듯이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비추고 상대를 환하게 밝히는 것이다. 아무리 등(燈)이 밝다하나 우리의 몸에서 나오는 빛보다 밝을수야 없지 않겠는가.
| 번호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12766 |
전 세계를 감동시킨 사진의 정체
[35] |
왕자 | 10-07 | 2488 | 4 |
| 12765 |
9살 애기한테 감동먹은 썰
[32] |
왕자 | 10-07 | 1328 | 1 |
| 12764 |
배달온 감동
[31] |
왕자 | 10-07 | 1562 | 1 |
| 12763 |
감동의 배달후기
[25] |
왕자 | 10-08 | 1491 | 0 |
| 12762 |
나는 부모님의 친자식이 아니였다
[22] |
왕자 | 10-08 | 1598 | 1 |
| 12761 |
88세 프랑스 할아버지의 감동 사연
[24] |
왕자 | 10-08 | 1552 | 1 |
| 12760 |
선생님과 제자
[29] |
왕자 | 10-10 | 4718 | 1 |
| 12759 |
수영장 뒷태!!
[38] |
왕자 | 10-10 | 6628 | 3 |
| 12758 |
가난한 엄마의 선물
[37] |
왕자 | 10-10 | 5847 | 3 |
| 12757 | 좋은글 [33] | 와까리마스 | 12-08 | 1346 | 1 |
| 12756 |
내 여친 뒷태
[26] |
오딘 | 01-25 | 5709 | 1 |
| 12755 |
d컵
[21] |
오딘 | 01-25 | 5094 | 1 |
| 12754 |
뒷태여친은 이런거죠..
[24] |
남도기행 | 04-05 | 2791 | 2 |
| 12753 | 좋은글_펌 [30] | 아투 | 04-06 | 879 | 1 |
| 12752 |
사진들
[25] |
007두번싼다 | 04-23 | 1212 | 1 |
| 12751 |
보통여자
[26] |
007두번싼다 | 04-23 | 1590 | 1 |
| 12750 |
홀딱
[19] |
007두번싼다 | 04-23 | 1259 | 1 |
| 12749 |
모델
[24] |
007두번싼다 | 04-23 | 1208 | 1 |
| 12748 |
화이트
[22] |
007두번싼다 | 04-23 | 909 | 1 |
| 12747 |
레드
[22] |
007두번싼다 | 04-23 | 907 | 0 |









0
0
10-07
248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