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람을 피워보니 2*
내가 바람을 피워보니
잠시 스쳐가고 나면 그뿐
아무 것도 아니더이다.
물론 바람이 스쳐 가는 동안
일시적으로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함은 있지만
바람이 스쳐 가는 동안
혹시라도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아내를 보면 죄의식과 미안함에
눈치를 보며 움츠러드는 것이
과히 할만한 짓은 아니더이다.
바람을 피는 시기가
결혼 후 몇 년이 지난 시기라면
일상화된 부부 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래서 그 여인이
세상에서 가장 상냥하고 부드러우며
아내보다 내게 더 잘 해주는 것 같지만
책임과 의무가 따르지 않는
일시적 유희를 즐기는 입장에서야
간이라도 빼줄 듯 아양과 애교를 떠는 것이
무엇 그리 어렵겠습니까?
반려인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는 나나
자신의 반려를 두고 바람을 피는 여인이나
그것은
질식할 것 같은 권태와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출을 위한 일시적 시도거나
남보다 강한 성욕을 채우지 못해
욕구를 채우기 위한 외도라 하더라도
일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반려조차 배신한 사람이
일시적 필요에서 만나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고급공무원에 인물도 아주 잘난 인텔리로
아내와 자녀를 두고 평생 바람을 피더이다.
임지를 옮길 때마다 새로운 여인을 만나 살림을 차리고
어느 여인과는 두 아이를 두었더이다.
그 여인이 직장에 투서를 하는 바람에
정년도 되기 전에 퇴직을 하고
퇴직금을 받아서는 본처를 버리고
그 여인과 집을 마련해 살림과 장사를 하더이다.
거기까지는 그런 대로 좋았는데
가지고 간 퇴직금을 몽땅 그 여인에게 넘기자
자녀를 둘 이나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동거하던 여인 남자를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 가더이다.
그리하여 오갈 데 없는 남자는 본처를 찾아가고
나 참!
그 남자의 본처도 어지간한 사람이었는지
남편의 여자들 뒤처리를 다 해주고
심지어는 그 여인들과 살림까지도 차려주더이다.
그러니 돌아온 남편과 본처 사이가
원만할 수 있겠습니까?
서로가 소 닭 보듯 그렇게 살더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을 보면
바람을 피다가도
결국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더이다.
물론 돌아가는 시간의 차이는 있으며
바람으로 상처받는 사람의 아픔과 고통은
쉽게 치유할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고 죽을 때까지 죽자살자 하는 사이라면
그것은 불륜이라기보다 사랑이라 해야 옳을 것이며
그런 사람이라면 일찍이 정리하고 새 출발하는 것이
증오하고 미워하며
고통가운데 사는 것보다 좋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친다면
상처의 아픔과 고통이 견디기 어려울 만큼 크더라도
한번의 인내와 용서로
새롭게 사랑을 키워 가는 것도
무익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결론은 문제를 자기 중심으로 보지 말고
부모 자녀 등 문제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처지를 참작하고 입장을 고려해
나를 포함해 관련자들의 최대공약수를 기준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한다면
역시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일까요?
여기서 한가지 분명히 해야할 점은
만일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미련과 인정에 얽매이지 말고
단호하게 마무리를 짓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내가 바람을 피워보니
바람이란 잠시 스쳐 가는 것일 뿐
남는 것은
쉽게 아물지 않는 가족의 상처와
그 동안 가치 없이 날린 비용이며
주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그리고 회복하는데 드는 시간의 소모 외에
바람이 스쳐간 빈자리 말고는
결국은 아무 것도 없더이다.
바람!
내가 바람을 피워보니
결코 피울 것이 못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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